건축학개론 (2012)
8.6
글쓴이 평점
첫사랑을 기억하고 있던 때가 언제였을까? 중학교 2년때 편안하기만 했던 그녀가 좋아졌다. 옆에만 서도 가슴은 요동
치게 떨렸고, 말 한마디 붙이는게 너무나 어려웠다. 고백은 상처가 되어 돌아왔고. 결국 지금은 어떻게 지내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시간도, 내 자신도 너무나 변해버렸다.
늦은 오후, 퇴근을 앞두고 일상에 지친 나는 문득 사랑이 그리워졌다. 졸업이후, 성공과 세상에 대한 열망으로 살아온
나였기에 따뜻한 감정이 필요했던건 어쩌면 당연했을지도 모른다.
배우들의 열연은 뛰어나다. 엄태웅은 이미 카리스마 연기에 물이 올랐고, 미스에이의 수지 또한 첫사랑의 향수를 가진
아름다운 소녀였다. 다만 한가인과 수지의 적합성이 다소 거리감 있게 느껴졌지만, 관람하는데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관람전, 이 영화가 여성관객보다 남성관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장르의 특성상 이 영화는
여성중점의 로맨스다. 하지만 블록버스터에 젖은 남성관객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잃어버린 지난날에 추억도 새록새록 떠올랐으니 말이다. 제목또한 향수를 불러온다. 단순한 수강과목이지만,
집을 짓듯, 차근차근 사랑의 추억을 쌓아가는 그 과정또한 부드럽고, 아름답다.
2시간의 여정이 어쩌면 짧았을지도 모른다. 영화를 보더라도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거나 팝콘에 빠져 든든히 속을 채우던
어제의 모습또한 없었다. 누구나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첫사랑이란 풋풋한 단어에 남성들이
그토록 애태워 하는건 처음에 대한 실패, 혹은 낭만적인 로맨스가 있기 때문은 아닐까? 첫사랑은 기억해도 두번째, 세번째
사랑부터는 다소 기억이 희미해진다. 비단 첫사랑뿐 아니라, 첫아이, 첫돌, 첫 나들이 등 '처음' 이란 단어에는 설레임도 함께
있다. 사랑이란 흔한 소재로 희소성있게 아름답고 아련하게 만든,
<건축학개론>... 그 사랑이 다시금 그리워 진다.
혹시 알까? 영화의 성공에 힘입어 건축학개론에 수강지원자가 몰릴지도..^^
아쉽지만, 내 사랑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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